만성 신부전(CKD)은 신장이 오랫동안 천천히 기능을 잃어가는 병입니다. 신장은 몸의 필터 역할을 해서 노폐물을 걸러내고, 필요한 물질을 다시 몸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병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어렵고, 관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만성 신부전의 관리는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최대한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며,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 혈압의 관리
고혈압은 만성 신부전의 원인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신부전이 진행되면서 생기는 합병증이기도 합니다.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신장의 혈관을 손상되고, 신장 기능이 더 빨리 나빠집니다. 또한 동맥경화, 뇌졸중 같은 합병증이 더 나빠질 수 있으며 심장에도 무리를 주어 심부전, 심근경색 같은 심각한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혈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신부전 환자는 혈압을 130/80 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염분(소금)과 수분을 제한하는 식사뿐만 아니라, 각 환자에게 맞는 혈압약이나 이뇨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염분과 수분 섭취가 적절한지 확인하려면 체중, 혈압, 그리고 혈중 나트륨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염분을 너무 많이 섭취했다면, 수분과 염분을 줄이는 식사와 이뇨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먼저 소금을 많이 먹으면 혈압이 오를 수 있으므로, 하루 소금 섭취량을 4g(약 한 작은 술) 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신부전 환자는 몸에 수분이 쌓이기 쉬우므로,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합니다. 수분이 부족하면 신장 기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며, 수분이 너무 많아도 부종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물을 얼마나 마실지 결정해야 합니다.
식사는 신선 재료를 사용하도록 하며, 소금 대신 향신료나 향기 채소로 양념하고, 절인 식품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줄입니다. 보통 국물에 소금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국이나 찌개 대신 숭늉이나 보리차를 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국물을 적게 먹고 식사를 천천히 하기 위해 숟가락 없이 젓가락으로만 식사를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2. 인과 칼슘의 관리
인은 뼈와 세포 안팎에 있는 중요한 전해질이며, 신장은 칼슘과 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신장이 잘 기능할 때는 인을 배출하고, 비타민 D를 활성화해 장에서 칼슘이 잘 흡수되도록 돕습니다. 하지만 신부전이 생기면 인이 몸에 쌓여 고인산혈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고인산혈증이 계속되면 혈중 칼슘이 부족해져 저칼슘혈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부갑상선 호르몬(PTH)이 과다하게 분비됩니다. PTH가 많이 나오면 뼈에서 칼슘을 끌어와 뼈가 약해지면서 골다공증이나 뼈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이 많은 음식(유제품, 콩류, 가공식품 등)을 줄이고, 인 결합제를 식사와 함께 복용하여 음식에서 인이 흡수되는 것을 막는 것이 좋습니다. 신부전 초기에는 칼슘이 부족할 수 있지만, 칼슘이 포함된 인 결합제를 오래 복용하면 고칼슘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은 칼슘은 심장과 혈관에 석회화를 일으켜 동맥경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칼슘은 적절히 섭취해야 하며, 보충이 필요할 때는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3. 부갑상선 호르몬의 관리
부갑상선은 갑상선 뒤에 있는 작은 기관으로, 칼슘과 인의 균형을 조절하는 부갑상선호르몬(PTH)을 분비합니다. 몸에 인이 많고 칼슘이 부족해지면, 부갑상선호르몬이 너무 많이 나와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를 이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하며, 주로 만성신부전 환자에게서 나타납니다.
이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심각한 경우에는 무력감, 피로가 나타나며, 뼈가 약해져서 골절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성신부전 환자는 정기적으로 미네랄 수치를 검사해야 합니다.
이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활성 비타민D를 사용하여 장의 칼슘 흡수를 도와줍니다. 또한 부갑상선 억제제를 사용하여 PTH의 과도한 분비를 억제합니다. 필요할 경우, 부갑상선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4. 칼륨(포타슘)의 관리
포타슘이라고도 불리는 칼륨은 음식에서 많이 섭취되는 성분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되어야 합니다. 신부전 환자는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칼륨을 조절하는 능력이 줄어들어, 칼륨이 몸에 쌓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피로감, 무기력감, 손발 저림, 근육 약화, 경련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부정맥이나 심장마비와 같은 심장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5. 빈혈의 관리
신부전이 진행되면 신장이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요한 호르몬인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을 충분히 분비하지 못해 빈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빈혈은 피로, 무기력감, 어지럼증, 호흡 곤란 등을 유발하며,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에 부담을 주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빈혈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인공적으로 에리트로포이에틴을 주사하여 적혈구 생성을 촉진합니다. 그러나 에리트로포이에틴 주사만으로 빈혈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엽산, 철분 부족,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알루미늄 중독, 출혈, 감염 질환, 비타민 B12 결핍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이들 원인도 함께 치료해야 합니다.
6. 단백질의 관리
신부전 환자에서 단백질 관리는 신장 기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신장이 손상되면 단백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소변으로 빠져나오거나 체내에서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신부전 환자는 단백질 섭취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너무 많은 단백질은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저단백 식사가 권장됩니다. 고품질 단백질을 적당히 섭취하고 식물성 단백질도 포함시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단백질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받고, 필요에 따라 영양 보충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장 전문의나 영양사와 상담하여 개인에 맞는 식이요법을 적용하면 신장 건강을 지키고, 빈혈이나 영양 부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